달마 음악추천 #64 이번곡은 그리즐리 - 미생 (김호연 of 달좋은밤) 입니다.
가사
아버지는 방에서 또 tv를 봐요
어머니는 밥을 하고 계시네
하루 종일 일이 힘드셨나 봐요
아무 말도 안 하시는 걸 보니
철커덕 문을 열고 들어간 집엔
불이 꺼진 방
덩그러니 혼자
어제 먹다 남은 밥은 식었고
밀린 빨래를 돌리고 나서야 난
오늘 하루가
어떻게 지났는지조차
기억이 잘 안나
왜 난 힘들었던
장면들만 머릿속에
떠오르는 걸까
이렇게 난 잠이 드는데
아버지는 방에서 또 tv를 봐요
어머니는 밥을 하고 계시네
하루 종일 일이 힘드셨나 봐요
아무 말도 안 하시는 걸 보니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어둡고
쓸쓸한 달빛이 나를 따라와
골목을 돌아서면 가로등 밑에
오늘도 넌 거기 그 자리에
내 작은 방은 어제와 같고
유난히 밤은 고요한 듯해
괜히 tv를 틀어
침대에 쌓인 옷들을 걸고
베개에 얼굴을 묻고
하루를 되뇌이다 잠이 들면
아버지는 방에서 또 tv를 봐요
어머니는 밥을 하고 계시네
하루 종일 일이 힘드셨나 봐요
아무 말도 안 하시는 걸 보니
이젠 내가 그 방에서 tv를 봐요
나 혼자 밥을 차려 먹으면서
하루 종일 일이 힘들었나 봐요
먹자마자 잠이 드는 걸 보니
이번곡은 그리즐리의 미생입니다. 제가 퇴근길에 음악 듣는것을 되게 좋아하는데 퇴근길에 듣기 좋은 노래 없나 하고 찾다가 이곡이 나오더라구요. 곡 제목이랑 앨범 커버 부터 너무 맘에 들어서 바로 들었는데 한 소절 듣자마자 그냥 그대로 들어 버리고 그날 하루는 이 곡만 무한 재생하면서 집에 갔던 기억이 있어요.
여러분은 미생 하면 뭐가 떠오르나요? 원래 미생은 바둑용어로 아직 완생을 이루지 못한 돌을 뜻하는 말입니다. 드라마 미생은 웹툰 미생이 원래 원작인데 프로기사를 꿈꾸던 장그래가 바둑에서 실패하고 아는 지인의 소개로 대기업 무역회사에서 사회초년생으로 다시 시작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직장인, 샐러리맨의 모습을 보여주는 웹툰입니다. 저는 이 웹툰을 거의 10번 이상 본것 같아요. 드라마는 군대에서 한번 정주행 한 경험이 있구요.
우리는 언제나 항상 아이가 아니죠. 미생의 인생의 시작을 앞두고 있거나 지금 미생이거나 아니면 어느 사회 어느 집단에서 한때 미생이었던 사람들 일 겁니다. 완전하지 못한 미생은 어딜 가나 어려움이 있고 그 어려움을 헤쳐나가야하는 숙명이 있습니다. 완생이 되기 위해서. 저는 바둑은 잘 모르지만 이 말의 뜻은 이해가 가요. 저도 곧 사회 초년생이 될것이고 이 곡이나 드라마에서 나오는 미생의 모습이 점점 저와 닮아 질거에요. 저도 그 준비를 해야할거고 조금씩 적응해 나가겠죠.
이 곡의 가사처럼 아버지와 어머니는 방에서 TV를 보고 밥을 하고 계셨어요. 하지만 시간은 멈추지 않고 부모님의 주름은 하나 둘씩 늘어 갑니다. 물론 우리도 마찬가지고요. 그 하루하루가 고된 삶이 시간이 지나 이제는 우리의 삶으로 젖어가는 모습이 보여지겠죠.
이 곡을 들으면 뭐 이런 하루하루에 명쾌한 해답을 주거나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은 아니에요. 하지만 음악을 들으면서 ' 어? 이거 완전 내 얘기인데?' 할때가 있죠. 저는 이럴 때 마치 위로 받는 느낌이 들어요. 너만 그런게 아니야 다들 한번쯤은 그런 마음, 그런 생각을 겪어가는거야.. 하는 것 처럼 음악을 통해 얻는 공감은 형용하기 어려운 또 다른 감정을 듣는이에게 주는 것 같아요. 그래서 우리는 우리 마음을 대변해주는 이런 곡들을 듣고 위로를 받고 하루하루를 지내가는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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